He became the youngest member of Top Idol RAW novel - Chapter (224)
#224화. Every summer(2)
팬사랑하면 우리 애들이지.
더스티 유진은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찾아오는 멤버들이다.
그게 프라이빗 메시지든, 별스타 라이브든, 팬 커뮤니티든 형태는 다양했지만 말이다.
띠링-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프라이빗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오전 9시부터 유난히 텐션이 높은 서하임의 메시지였다.
초꼬: 이번 싱글 티저 보셨나용
초꼬: 진짜진짜진짜x10000 열심히 준비했어요
초꼬: 성빈이 형의 영혼을 갈아넣었음!!
작곡 천재 차성빈의 영혼을 갈아넣었다.
아직 컨셉 트레일러밖에 보질 못했지만 얼마나 갓곡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심지어 더블즈도 영혼을 갈아넣은 것 같더라.
겨우 각 멤버별 컨셉 트레일러만 공개되었을 뿐인데, 상상 이상의 퀄리티에 커뮤니티가 뒤집어졌다.
영상미도 완벽하고, 애들 헤메코도 작정하고 이를 간 것 같다.
데뷔초를 연상케하는 서하임의 분홍 머리를 본 순간 1차적으로 심장이 뛰었고, 도서한의 파란 머리를 본 순간 심장이 터져버렸다.
‘존나 잘생겼어….’
이럴 때마다 괜히 대기업 엔터부심이 차올라 어깨가 한껏 올라가는 것이다.
싱글치고는 힘을 많이 실어 넣은 앨범.
English only version을 따로 수록한다는 말이 돌자, 고운 시선만 따라붙은 것은 아니었다.
늘 그렇듯 애들이 잘나가면 괜히 배알이 꼴리는 타팬들이 있는 법이다.
무지 @WIM99n2
더블즈 갑자기 왜 미국시장 노림?
차라리 일본이 훨씬 잘 먹힐 것 같은데 무리하게 그쪽으로 나가려고 하지
요새 행보 보면 빼박인데
└냅둬 빌보드 가는 꿈이라도 꾸나 보지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너무함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아래로는 예상대로 조롱성 멘션들이 줄줄이 달려 있었다.
더스티 유진을 인상을 찡그리며 작게 분노했다.
“그러고 싶냐?”
저래놓고 자기들 본진은 빌보드는 커녕, 국내 음원 실시간 차트인도 힘들 것이 뻔했다.
차마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아랫 글은 한층 더 가관이었다.
무지 @WIM99n2
근데 남돌 청량 해외에서 존나 안 먹힘
무슨 생각으로 해외 노리면서 청량 뽑았는지 이해가 안 가네
그리고 ㅅㅂ 차성빉 실력도 안 되면서 언제까지 작곡에 숟가락 얹을 건데 ㅋㅋㅋㅋ
└이 분야 무임승차 원탑이심 ㅎㅋㅋㅋ
└지는 곡도 못 쓰면서 작곡돌 칭호 붙는 거 수치스럽지 않냐
└차성빈이 곡 쓰는 거 아님???
└다 언플일듯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이런 애들이 있다고?”
이번에는 순수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라이브로 작곡하는 과정까지 보여줬음에도 차성빈의 작곡 실력이 언플이라고 어떻게든 믿고 싶어 하는 애들.
더스티 유진은 저도 모르게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
└미안한데 닉넴 무지가 무지성의 약자야?
…까지 쳤다가 그냥 지웠다.
프로필사진에 떡하니 서하임의 얼굴을 걸어둔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애들을 욕보일 수는 없으니까.
“참자….”
가뜩이나 팬덤에 유입이 늘어나면서 허구한 날 다른 팬덤이랑 치고 받고 싸우고 있던데, 활활 타고 있는 전장에 굳이 기름을 부어줄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유진의 분노는 다른 방식으로 깔끔하게 풀리게 된다.
7월 2일 정시.
마침내 너튜브에 올라온 뮤직비디오 티저의 첫 소절을 듣자마자 다른 비난은 그 무엇도 생각나질 않았다.
해외에 먹히질 않아?
곡은 분명 별로일 거라고?
그렇게 떠들어대던 악플러들의 댓글이 눈에 선했다.
아마 지금쯤은 그 시덥잖은 댓글로 더스티들의 속을 긁어놓지는 못할 것이다.
걔네도 귀는 달렸을 테니까.
“와.”
더스티 유진은 나직한 탄성을 터트리며 웃었다.
“노래 개좋은데…?”
단언컨대, 레전드였다.
* * *
차성빈이 드디어 미친 듯 ㅋㅋㅋㅋㅋㅋ
진심 개갓곡을 뽑아냈네 와
풀로 들으니까 가슴이 벅차서 미칠 것 같음
이 돈 냄새 나는 비트 봐라 ㅠㅠㅠㅠㅠ
-뻔한 청량이 아님;; 뭔데 귀에 착착 붙는 거야?
└이거 해외에서도 먹힐 것 같은데? 영어 버전 듣는데 억지로 번역한 느낌이 아니라 약간 팝 감성이 잘 느껴지더라
└ㅇㅇ 이거 진짜야 외국에 사는 친구 들려줬는데 노래 개좋대
└아니 이건 국적이 문제가 아니야 확신의 대중픽임
└진심 대중픽임 이건 떠야 한다….
-아 진심 눈물난다 ㅠㅠㅠ 이런 걸 준비하고 있었구나 너네!! 우주먼지 사랑스러워서 미치겠다
└분명 콘서트 끝나고 시간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그사이에 이렇게 갓곡을 준비해 온 게 믿기지 않음
└ㅇㅈ 너네 몸이 한 세 개쯤 되는 거야???
└진심 공백기 생각하면 공백기라고 말하기도 머쓱한 기간이라;; 심지어 그사이에 자컨 올려 라이브 해 예능도 올라와 ㅋㅋㅋㅋ 우주먼지 몸이 3개씩 있다 해도 납득한 스케줄이었다구
-근데 솔직히 이 퀄이면 정규 타이틀로 써도 됐을 듯 나는 갠취로는 이번 곡이 더 좋다 ㅎㅎㅎ
└정규도 정규 나름대로 퍼포용 곡으로 너무 괜찮았어서 ㅇㅇ
└사실 이게 수록곡 감은 아니라 아껴뒀던 것 같기도 해
└수록곡으로는 너무 아깝지
└진심 내 최애곡 되어벌임 하 개좋아
…반응이 좋다.
팬분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객관적인 지표 면에서도 우수했다.
남돌한테 각박한 이 음원시장 속에서 3위 찍은 우주먼지 축하해 ㅠㅠㅠㅠ
더스티들 더 스밍해서 1위를 노려보자!!!!
-스밍가자 더스티들 할 수 있다!!!!
└ㅇㅈ 애들 트로피 받고 오열하는 거 봐야지
└맞아 하임이 올해 목표가 메론 차트 1위인 거 알지?
└더스티들 가보자고
└메론 1위 가보자고
-정규 앨범도 아니고 싱글인데 이 정도면 화력 미친 거 맞음;;;
└진짜 미친 거지
└애초에 너무 갓곡이라 ㅎ 확신의 대중픽이라니까?
└이번에 순위가 계속 오르는 거 봐선 곡이 갓곡인 게 맞음
└오전 9시인데 아직도 5위권 유지하는 중 ㅋㅋㅋㅋㅋㅋㅋ
발매와 동시에 순위가 10위권으로 훌쩍 뛰더니, 음악방송을 앞둔 지금은 3위 안에 떡하니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스타프의 영향으로 데뷔 때부터 음반 순위는 꽤 높은 편이었지만, 이 정도의 추이라면 정말 새벽 중에 실시간 1위를 노려볼 만도 했던 것이다.
생각 이상으로 곡이 좋았다.
이 정도 곡이면 꽤 오래 묵혀뒀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차성빈은 정말 그 짧은 새에 신곡을 뽑아낸 게 맞다.
워낙 천재라서 놀랍지도 않다.
더군다나 엘슨 텔모어라는 든든한 지원군까지 만났는데, 곡의 퀄리티는 그때부터 이미 보장된 셈 아니겠냐고.
그리고.
나는 사전 녹화를 위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이번 싱글 성적이 좋아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팬분들의 얼굴이 환해져 있었다.
“안녕하세요!”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들자 앞자리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악!”
“서한아! 지금 우리 3위래! 봤어?”
오늘 내 의상은 새하얀 자켓에 베이지색 베레모를 살짝 얹은 모습이다.
베레모를 살짝 고쳐 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올라오기 전에 순위 다 보고 왔어요.”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말을 덧붙였다.
“하임 형 대기실에서 보고 기절했을걸요.”
“나?”
“헉. 어떻게 멀쩡히 걸어서 와요.”
농담이 아니라 냅다 앞으로 쓰러지길래 정말 기절한 줄 알았다.
지금도 봐봐.
자꾸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걸 전혀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더스티들 짱이에용!”
서하임은 생글거리며 제자리에서 통통 뛰었다. 아무래도 저 신남을 주체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기분이 좋은 건 나도 마찬가지다.
국내 차트가 아니라 빌보드 차트까지 노려야 할 입장이라, 아직 속이 시원한 느낌은 아니지만 말이다.
복잡한 생각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시간 내어 이곳까지 와주신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얼마 남지 않는 소통 시간에 팬들을 향해 물었다.
“머리 어때요?”
“아아아아아악! 완전 좋아!”
청량 컨셉이라길래 시도해 봤다.
생각해 보니 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 봤는데, 푸른색은 처음이더라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앞자리에 앉은 분께 물었다.
“다음에는 무슨 색 할까요?”
“무지개색!”
“…그건 좀.”
차성빈이 깔깔대며 내 어깨를 두들겼다.
“도서한 핑크 머리 어때요?”
“그런 건…하임이 형이 어울려요.”
“파란 머리도 좋아!”
“아니다, 진짜 무지개색 가자!”
이 형들 진짜.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휘휘 저었다.
“무지개색은 은퇴할 때쯤에 시도해 볼게요.”
“그 나이 되어서 하면 더 좀…그럴걸?”
“푸흡.”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떠들고 싶었지만 무대가 코앞이라서.
카메라 감독님이 주시는 싸인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태프의 우렁찬 말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타더스트, 사전 녹화 시작하겠습니다!”
“넵!”
싱글 활동 가보자고.
* * *
“수고했다!”
“스타더스트 모니터링 끝났습니다!”
언제 와도 정신없는 음악방송 스튜디오.
우여곡절 끝에 사전녹화를 전부 마쳤다.
몇 달 되었다고 그새 또 팬들의 함성 소리가 그리워져서, 모처럼 만의 음방 나들이가 즐겁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요 며칠간 쌓여 있던 피로가 없던 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버틸 만했다.
차성빈이 살짝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물었다.
“이거 끝나고 라디오 스케인가?”
“맞아요.”
“아윽…. 어떡하지? 나 첫 주부터 벌써 힘든데.”
차성빈은 곡소리를 내며 머리를 움켜쥐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어제 새벽 내내 음원순위 보고 있던 거 다 알고 있다.
“그러게. 밤에 잠을 잤어야죠….”
“순위 확인… 못 참아.”
단언컨대 한 시간 단위로 순위가 올라가고 떨어질 때마다 심장을 부여잡고 있었을 형이다.
본인이 작곡에 참여했으니 유난히 부담을 가지는 건 이해가 된다.
저쪽은 열심히 순위 확인하도록 내버려 두고, 나도 내 할 일을 해야지.
“어, 선배님!”
복도에 나오자마자 익숙한 얼굴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그쪽으로 달려갔다.
“사녹 끝났어요?”
“선배님도 끝나셨죠?”
“네. 저는 일찌감치 끝나서….”
티플의 성지후 선배. 공교롭게도 이번 솔로 컴백이 겹쳤다.
늘 다른 티플 멤버들과 나란히 서 있던 선배가 멀뚱히 혼자 서있는 모습이 어색하다.
선배 역시 비슷한 마음인지 머쓱하게 웃었다.
“여기 혼자 있으니까 은근 눈치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다 후배들 아니에요?”
“그게 가장 눈치 보이는 부분이지.”
성지후는 헛기침을 뱉으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나중 되면 알게 될걸요. 원래 연차 쌓이면 후배들이랑 더 불편해져요. 나를 어색해하는 게 눈에 보여서.”
“아….”
“서한 씨는 안 그런 것 같아서 고맙네요.”
성지후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더했다.
“어쨌든 저를 찾은 이유가…?”
“아.”
이 바쁜 와중에 성지후를 찾아온 건….
아무래도 직속 선배라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하나 있어서였다.
“챌린지 찍으실까요?”
“그러죠.”
성지후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