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Mistaken as a Monstrous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454
454화 광속 (6)
11월 1일 이른 아침, 강우진을 태운 승합차가 ‘야수와 미녀’ 촬영터인 ‘spt 스튜디오’로 내달리고 있었다. 그런 승합차 내부엔.
“······”
근엄한 얼굴로 핸드폰 화면을 보는 우진이 보인다. 그를 제외한 스타일리스트 팀 포함 팀원들도 같다. 모두 핸드폰을 보는 중. 최성건은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우진과 팀원들이 보는 건 같은 영상이었다.
-【‘삐에로:빌런의 탄생’】1차 티저|컬럼비아 스튜디오
‘컬럼비아 스튜디오’ 공식 너튜브에 뜬 ‘삐에로:빌런의 탄생’ 1차 티저. 포스터 이외 것이 처음으로 세상에 던져진 것, 강우진의 ‘조커(Joker)’ 얼굴부터 움직임이 첫선을 보인 셈.
특이한 건 그 어떤 빌드업 없이 갑작스레 업로드됐다는 점.
물론, 강우진은 안가복 감독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 핸드폰을 내려보는 그는 퍽 침착하며 진중한 얼굴이었지만, 현재 내면으로는 나름 떨리고 있었다. ‘삐에로’ 현장에서야 매일을 ‘조커(Joker)’로 지냈지만, 이렇게 컨텐츠적으로 가공된 것은 처음 보는 거니까.
심지어.
‘이걸 전세계 사람들이 다 본다는 거지?’
단편적이긴 하나, 장막을 걷은 ‘조커(Joker)’와 세계 대중들의 첫 만남. 아무리 컨셉질을 짙게 만들어도 우진으로선 긴장되는 게 당연. 곧, 강우진이 업로드된 티저영상을 터치했다.
러닝타임은 30초 정도로 짧다.
그리고 시작은.
-[♬♪]
장엄하면서도 잔잔한 OST부터였고, 블랙을 표하던 화면에 돌연 ‘헨리 고든’의 얼굴이 나타났다. 젖은 머리에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건조한 표정에 잔뜩 굽은 어깨와 허리. 거울 속 자신을 유심히 보던 ‘헨리 고든’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깔리는 그의 목소리.
-[“이게 맞아, 참아야 해.”]
‘헨리 고든’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다가 앵글이 바뀐다. 평범한 거리, 여러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걷는 ‘헨리 고든’. 더불어 가게에 설치된 TV를 보는 ‘헨리 고든’의 모습. TV 속 정장 입은 여자의 멘트.
-[“화를 참으세요, 무분별하게 화가 폭발하는 것은 병입니다. 치료받아야 하죠. 화는 많은 문제의 근원이 됩니다.”]
잔잔하게 흐르던 OST가 급박하게 빨라진다. 강한 리듬이 마치 심장 박동처럼 느껴질 정도. 다시금 화면은 블랙. 강하게 치던 음악이 뚝 끊겼고 대뜸 남자 웃음소리가 터졌다.
-[“크크크큭!”]
웃음소리와 함께 거뭇하던 화면에 다른 인물이 나타났다. ‘헨리 고든’이 걷던 거리를 뛰는 ‘조커(Joker)’였다. 여기서 그의 여러 모습이 빠르게 교차됐고, 마지막은 역시 거울 앞에 선 ‘조커(Joker)’. 정확하게는 거울을 보는 ‘조커(Joker)’였다. 그가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웃는다.
-[“크크크! 하하하! 하하하하하!”]
나지막이 읊조리는 대사.
-[“미쳤다니, 극찬인걸?”]
다시 화면은 블랙으로 변했고 강렬한 총성이 우렸다. 세 발 정도의 총성과 함께, 핏물이 낭자한 피자집 안에서 ‘조커(Joker)’ 카드를 줍는 ‘헨리 고든’. 얼굴에 밀가루를 추가로 묻히는 것까지.
곧, 음악이 절정으로 치닫던 때에 ‘조커(Joker)’의 음성이 다시 들렸고.
-[“또 다른 장난이 생각났거든.”]
앵글 중앙에 거친 느낌의 흰 글씨가 박혔다.
-‘삐에로:빌런의 탄생’
30초 정도의 티저는 여기까지였다. 정신을 놓고 보던 우진이 박수쳤다. 물론, 속으로.
‘지리네! 내가 연기한 거긴 한데, 뭔가- 힙하다. 멋이 터짐.’
자화자찬에 가까운 평가. 짧은 30초 안에 소름도 몇 번이나 돋은 그였다. 연기도 연기지만 편집이 기가 막혔다. 깔리는 음악과 인물, 대사 배치, 격앙되는 분위기 등. 마음 같아서는 주변 팀원들에게 어떠냐며 호들갑을 떨고 싶었으나 꾹 참는 강우진. 뭐 이미 그의 팀원들이 난리 난 탓이기도 했다.
“우와!! 뭔가뭔가 대박인데요! 티저 보고 닭살 돋았다!!!”
“엄청 잘 뽑지 않았어요??!”
“음악이랑 영상이랑도 찰떡! 특히 우진 오빠가 나오자마자 눈길 확 사로잡아요!”
“미쳤다! 댓글 엄청 달려요!!”
업로드된지 30분도 안 된 ‘삐에로:빌런의 탄생’ 티저영상. 허나 이미 조회수는 수만을 넘기고 있었고 달린 댓글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언어는 한국어, 영어 등 당연하게도 여러 가지였다.
-뭐야? 이거 진짜 빌런이 주인공인 건가??
-비주얼이 압도적인데?! 공개된 포스터와 똑같아!
-기대되기 시작했어, 제발 대중들 눈치 보지 말고 제대로된 빌런을 보여줬으면…
-역시 강우진의 ‘보든지 말든지’는 마케팅이었네, 이런 티저를 보고 어떻게 안 볼 수 있겠냐고!
-티저는 잘 뽑힌 거 같은데 난 여전히 강우진이 별로야, 그가 아닌 크리스가 빌런을 맡았으면 좋았을 텐데
-빌런부터 시작하는 세계관은 신선한데? 난 일단 개봉하면 볼 생각이야
-다들 생각을 좀 해! 영화를 봐주면 강우진의 거만함을 부추기는 꼴이라고!
-거만함이고 뭐고 난 봐야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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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물론, 중간중간 부정적 댓글도 있긴 했는데 소수였다. 포커페이스가 진한 강우진은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만, 속으론 흐뭇하게 반응들을 살폈다.
댓글엔 물음표 달린 의문들도 보였다.
-그런데 이 영화, 티저가 왜 이렇게 빨리 뜬 거지?
어느새 11월. 편집에 돌입한 지 3달이 넘긴 했지만, ‘삐에로:빌런의 탄생’이 티저를 공개한 게 너무 빠르긴 했다. 보통의 범주에선 벗어난 행보.
거기다.
-개봉은? 개봉 관련 정보는 아예 없는데??
-맞아, 그래서 이 영화가 언제 개봉한다는 거야? 티저를 공개했으면 개봉 정보도 있어야지!
티저 빼고는 그 어떤 정보도 실려 있지 않았다. 따라서 반응에는 의아함과 의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왜 ‘컬럼비아 스튜디오’가 이런 선택을 했는지 강우진은 알고 있었다.
‘정식 발표는 다음 달쯤이랬나?’
‘삐에로:빌런의 탄생’이 이번 ‘아카데미상’을 노린다는 건 연말쯤 발표할 예정. 그러고 보니 벌써 연말이었다, 강우진은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며 속으로 읊조렸다.
‘벌써 4년 차라니.’
헐리웃에서 맞는 첫 연말이었다.
뒤로.
세상에 공개된 ‘삐에로:빌런의 탄생’ 티저영상은 삽시간에 100만 뷰를 달성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헐리웃이 포함된 미국 등으로 강우진의 영향력이 거센 탓이었다. 화제성, 너무도 뜬금없는 티저 공개에 외신들이 달려들었다.
『ABY/급작스레 티저 공개한 ‘삐에로:빌런의 탄생’, 강우진의 충격적 비주얼!』
한국의 언론은 그보다 더 왁자지껄했다.
『[스타톡]“떴다!” 강우진의 헐리웃 데뷔작이 될 ‘삐에로:빌런의 탄생’ 1차 티저 공개!』
여론도 별반 다르지 않았고, 강우진을 아는 한국의 연예계 인물들 역시 광분했다. 특히 배우들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였다.
“퀄 뭐야? 이게 강우진? 미친 거 아니야?? 완전 죽여주잖아!”
이동 중 티저를 보곤 탄성을 자아내는 홍혜연부터 우진과 부대낀 적이 있는 배우나, 그저 기사나 소식으로 그를 아는 배우들까지. 약간 대리만족의 느낌도 있었다.
자신들의 꿈을 강우진이 대신 이뤄주고 있었으니까.
이렇듯 ‘삐에로:빌런의 탄생’ 티저 이슈로 어느 나라든 며칠간 들썩였다, 와중 외신은 ‘삐에로’의 치솟는 인기를 보도함과 동시에 의문들도 내세웠다.
『LA TIME/한창 후반 편집중일 ‘삐에로:빌런의 탄생’, 왜 갑작스레 티저를 공개했나?』
왜 ‘삐에로:빌런의 탄생’은 이 타이밍에 티저를 공개했는가? 그리고 왜 개봉 관련 정보는 없는가?
다분히 이상하긴 했다.
그런 의문이 깊어질수록 티저영상의 뷰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어느새 100만을 가뿐히 넘기고 현재는 1000만을 향하는 중.
-【‘삐에로:빌런의 탄생’】1차 티저|컬럼비아 스튜디오
-조회수 989만 회
당연히 너튜브엔 ‘삐에로:빌런의 탄생’ 티저 관련 다른 영상들이 판을 쳤고, SNS는 물론 세계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강우진과 ‘삐에로’를 얘기하기 바빴다.
흐름은 강풍 그 이상이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컬럼비아 스튜디오’ 측은, 공식 포스터와 함께 메이킹과 비슷한 캐릭터 영상을 공개했다. 이미 티저가 세상을 강타한 뒤라 추가로 공개된 것들도 금방 대중들 사이로 번졌다.
그럴수록 치솟는 관심과 의문.
이번에도 개봉 관련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으니까.
허나 ‘컬럼비아 스튜디오’ 쪽이나 강우진이나 발표하는 건 전무했다. ‘컬럼비아 스튜디오’는 그저 묵묵히 홍보 마케팅을 유지했고, 핫한 강우진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야수와 미녀’ 촬영에 몰두했다.
그사이 강우진에겐 기분 좋은 소식이 몇몇 더 전해졌다.
‘오- 이번에도 전세계 1등 한달 유지 달성!’
‘이로운 악’ 파트2가 파트1와 같이 한 달 넘게 세계 1등을 수성하고 있었고, 강우진과 함께할 ‘존 페르소나’의 헐리웃 배우들이 속속 확정됐다는 것. 거기다 대니 랜디스 감독이 핸들링하는 ‘존 페르소나’는 슬슬 대본리딩의 각을 잡고 있기도 했다.
많은 것이 얽히고설킨 11월이 광속의 속도로 지나간다.
‘야수와 미녀’ 촬영을 마친 뒤, ‘컬럼비아 스튜디오’로 향하는 강우진. 그의 눈에 LA 도심 곳곳에 설치된 대형 트리들이 보였다. 12월, 크리스마스가 도래하고 있었으니까.
‘올해도 이제 한 달 남았다고? 시간 개빨라.’
LA의 백화점은 선물 사는 사람들로 붐볐고, 카라 포함 팝가수들은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곡을 발표하기 바빴다. 강우진으로서는 해외에서 맞는 첫 크리스마스였지만, 그의 스케줄은 크게 변하는 건 없었다. 이 헐리웃에서 가장 바쁜 건 그일 것.
‘그러고 보니 나 이번 해는 시상식 가는 곳이 없네.’
이미 연말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한국에선 각종 시상식, 영화제 준비가 막바지라 강우진에게도 초대가 왔지만 우진은 갈 여유가 못 됐다. 그나마 이쪽 LA에서 하는 시상식 몇 개만 손님으로 참석하는 게 전부.
그렇게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시작됐다.
‘컬럼비아 스튜디오’ 내의 편집실에서 벌써 4달은 넘게 상주한, ‘삐에로:빌런의 탄생’ 편집을 진두지휘하는 안가복 감독은 확신했다.
“······1월 안에 충분히 가능해.”
자신이 설계한 대로, ‘컬럼비아 스튜디오’에 제안한 대로 ‘삐에로:빌런의 탄생’을 굴릴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안가복 감독은 그것을 프로듀서 노라 포함, ‘컬럼비아 스튜디오’ 간부들에게 당당하게 전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계획,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어요. 이미 편집은 막바지. 빠르면 1월 초에 마무리됩니다.”
노라나 ‘컬럼비아 스튜디오’ 간부들은 기뻐하면서도 긴장했다. 이젠 숨겨왔던 속뜻을 세상에 밝혀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이번 달 안에 발표하는 게 맞겠군.”
계획대로라면 내년 2월에 LA 쪽 영화관들에 선개봉을 하는 것. 이제 해봤자 3달도 안 남았다. 그간 칼을 갈던 ‘삐에로:빌런의 탄생’은 마지막 점검에 돌입했고.
『ABY/‘아카데미상’ 측 “이번 아카데미상 개막은 4월 확정”』
연말 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헐리웃엔, 내년 4월에 있을 ‘아카데미상’ 소식이 슬슬 던져지기 시작했다. 올 한 해 히트를 친 영화, 성적은 별로였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다른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낸 영화 등등. 여러 작품과 배우들, 감독들이 언급되며 조금씩 빌드업을 쌓는 중.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조직 역시 바빠진다.
시상식이 진행될 장소의 공사, 초대될 손님들의 선별, 홍보 마케팅 외의 다수. 사실 그들은 이미 후보 작품을 뽑는 작업도 착수했다.
이어 12월이 밝고 며칠 뒤.
장소는 LA의 ‘A8 미디어’.
메인 투자자가 생기면서 영화 ‘게스트’를 맡은 영화사 ‘A8 미디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대표인 제니퍼 서먼는 물론, ‘A8 미디어’ 전 직원이 ‘게스트’에 매달린 상태였다.
“감독과 키스탭들 첫 제작 미팅은 전달했어요?”
“네! 장소와 일시 모두 전파했고, 빠지는 인원 없이 참석한다는 대답도 받았습니다.”
“좋아, bw 에이전시 쪽은?”
“참석은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제작 회의 내용만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했고요.”
“음-”
천천히 고개 끄덕이던 제니퍼 서먼.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중임에도 그녀는 슬슬 한 가지 건이 걱정됐다. 배우 수급 말이다. 최성건의 제안으로 일단 좀 기다리고는 있는데, 감독과 키스탭이 확정된 지금엔 배우 섭외 작업을 시작해야 했으니까.
‘······언제까지. 아무래도 내가 다시 연락해봐야겠어.’
이때였다.
-♬♪
그녀의 손에 쥐어진 핸드폰이 벨소리를 뱉었고,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서며 제니퍼가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
“네- ‘A8 미디어’ 제니퍼 서먼입니다.”
잠시간 상대방의 말을 듣던 제니퍼의 두 눈이 급작스레 확장됐다. 작게 입을 벌린 것은 덤. 대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 그런 그녀가 핸드폰에 대고 나지막이 되물었다.
“···에? 마, 마일리 카라가 우리 작품에 관심을?”
한편, LA 도심의 한 5성급 호텔 앞.
유명 명품 브랜드의 행사가 진행될 호텔이었다. 따라서 많은 배우나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이 즐비했고, 호텔 입구 앞은 백여 명 기자들이 진을 친 채 미친 듯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기자들과 대화하는 헐리웃 배우도 몇몇 보였다.
포토존에 오르기 전 간단한 인터뷰를 하는 것.
재밌는 것은 그 배우 중 무심한 표정인 강우진도 포함이라는 것. 명품 정장에 흑발을 깔끔하게 넘긴 우진에겐 폭탄 터지듯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중이었고,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이 호텔 입구를 가득 메울 정도였다.
강우진은 뿌려지는 질문에 전부 대답하진 않고 적당히 추려가며 답했다.
이때 한 남자 기자가 외쳤고.
“우진씨가 퍼포먼스를 보였던 ‘삐에로:빌런의 탄생’이 티저도 나오고, 여러 포스터들이나 관련 영상들을 오픈하고 있는데요! 좀 빠른 감이 있습니다! 왜 개봉 관련 정보는 아직 발표하지 않는 겁니까??! 이유가 있나요? 아니면 사전 홍보의 일환입니까?”
기자와 눈을 맞춘 강우진이 짧고 간단하게 답했다.
“이번 ‘아카데미상’에 도전할 거라서요.”
그러나 헐리웃이 뒤집힐만한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