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98)
198화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98화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는 중이었다.
평가전에서 연전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심지어 EPL에서 뛰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 대표팀 선수 한 명은 득점왕과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며 아시아인으로서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다른 한국 선수들도 해외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저번 월드컵에서는 16강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전력이 되었다.
그렇기에 오늘도 한국 대표팀은 피땀을 흘려가며 훈련을 하는 중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과 마찬가지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일을 하는 사람이 여기 하나 또 있다.
바로 정윤아였다.
“흐으음-”
노래를 부르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인지, 윤아는 직접 악보를 수정했다.
그러고는 다시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흐으으음-”
그렇게 약 10초 단위로 끊어서 수정을 이어가던 윤아였다.
“누가 진짜 정윤성 동생 아니랄까 봐.”
“이래서 처음에 누구한테 배우는 게 중요하다니깐?”
“뭐야. 정윤성 시즌2인 거야?”
PD들은 트라우마가 있는지 벌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래도 난 윤아랑 같이 작업할래.”
“야. 내가 먼저 번호표 뽑았다.”
“웃기는 놈들이네. 윤아가 너희랑 작업하겠대? 윤아는 윤성이 아니면 같이 작업 안 하는 거 모르냐?”
누군가의 말에 그들은 침울한 얼굴로 어깨를 축 내렸다.
“근데 윤성아. 윤아 혹시 남자친구 생겼니?”
“네?”
“아니. 지금 노래가 그렇잖아. 꼭 연인을 빗대서 부르는 노래 같지 않아?”
나는 작업실 안에서 열심히 악보를 수정해 가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윤아를 쳐다보았다. PD들이 눈치챌 수 있을 만큼, 윤아가 현재 작곡 중인 노래는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과연 정말 연인을 위한 노래라고 할 수 있을까.
처음 시작하는 음절부터 달달한 느낌이 들진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오히려 그 반대로 무거운 느낌의 멜로디였다.
그러나 가사를 들어보면 분명 누군가를 향한 노래는 맞았다.
‘진짜 누가 생겼나?’
윤아도 언젠가 남자친구를 만나고 결혼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오빠로서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윤아가 좋다면 누굴 만나든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네.’
윤아가 어떤 놈을 만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동생의 일인데.
혹시라도 나쁜 놈을 만나서 마음고생을 하는 건 아닐지, 정신 나간 놈을 만나서 아까운 시간만 버리는 건 아닐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마음에 걸렸다.
그런 일련의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윤아가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귀에 들어오지도 않게 되었다.
“휴. 역시 작곡은 어려워. 오빠가 참 대단하다니깐? 어떻게 그런 명곡들을 뚝딱 만들어 놓는 건지 모르겠어.”
윤아는 녹음실을 나와 기지개를 쭉 켰다.
“그래서. 어땠어, 오빠? 노래는 다 괜찮아 보여?”
“아, 응. 괜찮았어.”
사실 제대로 듣지도 못했다.
특히 타이틀곡은 무려 파리 월드컵 개막식에서 불러야 하는데 말이다.
나는 참다 못 해 조심스레 윤아에게 물었다.
“그······. 윤아야.”
“응? 왜?”
“음. 혹시 요즘 만나는 사람 있니?”
“뭐?”
윤아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뭐야. 갑자기. 뜬금없어. 내가 무슨 오빠처럼 슈퍼맨인 줄 알아? 뚝딱하면 앨범이 나오고, 짬짬이 공부도 하면서 연애까지 하게?”
“아니. 아까 네 노래를 들으니까, 꼭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부른 거 같길래.”
“아······. 그거.”
아련한 눈빛으로 윤아가 말했다.
“한 명, 그리운 사람이 있긴 하지.”
“······뭐? 누, 누군데?”
“몰라. 말 못 해.”
천하의 정윤아가 그리워하는 남자라.
대체 얼마나 복을 받은 놈이면······.
“그리고 어차피 다시 만나지도 못할 거야.”
“그건 또 왜?”
“······몰라. 그런 게 있어.”
윤아가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
저런 윤아의 모습은 처음이라 나도 당황스러웠다.
거기다 나한테도 말을 하지 않는 걸 보아하니, 혼자만의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구태여 나도 캐묻진 않았다.
“아무튼! 이상한 소리는 그만하고. 이거 악보나 한번 봐줘. 괜찮은지.”
더 놀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나는 꾹 참았다.
저렇게 얼굴 붉히는 걸 보니 귀엽네.
근데 진짜 누구냐.
엄청 궁금하네.
얼마나 잘난 놈인데, 우리 윤아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일까.
아마 엄청나게 잘생기고 성격도 좋은 놈일 것이다.
가사를 보고 있자니, 놀랍게도 우리 윤아가 먼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웃긴 건 상대방은 전혀 그걸 몰랐던 거 같고.
정말 의외의 노래라고 해야 할까.
거기다 어두운 밴 안에서 보냈던 적막한 침묵이라.
둘이 같이 차를 타고 다녔나?
거기다······.
‘왜 이렇게 가사가 눈에 익은 거 같지?’
어디선가 가사를 봤던 기억이 있어서 이런 것이 아니다.
왠지 남의 이야기가 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가사에 나오는 바닷가와 소원.
이건 마치······.
“오빠?”
“아, 응?”
“어때? 괜찮아?”
“응. 괘, 괜찮아. 잘 만들었네.”
“히히. 다행이다.”
나는 윤아에게 악보를 다시 건네주며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익숙한 가사.
왠지 그때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멜로디.
아직도 생생한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기분 탓이겠지······?’
* * *
빛의 도시, 움직이는 축제의 도시라 불리는 프랑스 파리.
세계적인 영향력과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이곳은 지금 월드컵으로 인해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에 미쳐 있는 프랑스 역시 이번 월드컵만큼은 저번에 준결승으로 그쳤던 수모를 갚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이번에 우승은 우리 프랑스다!!”
“프랑스가 파리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
길거리에는 여러 응원단이 응원가를 부르며 행진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기보다는 모두 반기는 분위기였다.
왜냐하면 오늘은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개막식이 있기 때문이다.
“오빠는 누가 우승할 거 같아?”
“흠. 글쎄. 제일 잘하는 팀이 하겠지 뭐.”
“그게 뭐야. 그냥 관심이 없다는 거네?”
“내가 진짜 우승팀을 말해 버리면 재미가 없잖아.”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번 파리 월드컵에서 누가 우승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우승팀은 정말 놀랍게도······.
“정윤아 씨~! 곧 개막식 시작합니다!”
“아, 네~!!”
스태프의 외침에 윤아는 대기실을 나서면서 심호흡을 반복했다.
“내가 이제까지 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오늘처럼 떨리는 건 처음이야. 잘할 수 있겠지?”
“괜찮아. 그동안 노력도 많이 했고, 피나게 연습도 했잖아. 넌 분명히 잘할 거야, 윤아야.”
윤아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나 혼자 나가는 게 아니라 오빠랑 같이 있으니까. 잘할 거야.”
사실 응원하고 있던 나도 떨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늘 개막식 공연에 나가게 된 윤아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앨범을 공개하게 된다.
바로 오늘이 그 영광스러운 개막식 공연이자, 동시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날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누구라도 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퍼펑~ 퍼퍼펑~!
땅과 하늘이 울리는 폭죽 소리가 들려왔다.
전 세계인의 축제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축포였다.
* * *
월드컵이 열리는 파리 경기장은 쉬지 않고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프랑스의 국가가 퍼져 나올 때 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그들은 열심히 프랑스의 깃발을 흔들었고, 이어지는 퍼레이드에 자긍심이 들었다.
그리고 연이어 나오는 가수들의 공연.
프랑스 국민 가수들의 공연도 있었고, 외국 슈퍼스타들이 나와 공연을 펼쳤다.
“아. 벌써 마지막이라니.”
“너무 짧아.”
무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연이었으나, 이들에게는 그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마지막 공연을 누가 할지 가장 기대가 되었다.
이번 개막식에 누가 등장할지 주최 측에서 일부러 고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분위기가 더 살아난 것도 있었다.
누가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과 더불어 등장하는 슈퍼스타에 더욱더 열광하게 된달까.
그렇게 화려한 개막식이 어느덧 마지막 공연을 향해 달려갔다.
퉁-!
그때 모든 경기장 불이 한순간 나가 버렸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정전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 앞에, 곧 축구 선수들이 나와서 열정적으로 뛸 경기장 한 가운데에 모든 조명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감미롭고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웅성거림을 멈췄다.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게 영어로 이어지는 가사에 사람들은 하나둘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챘다.
“이거 설마······.”
“정윤아?!”
“맞아. 이건 정윤아 목소리야!”
빌보드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정윤아.
특히 그녀가 발매했던 위로의 노래는 전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정윤아의 인기는 이곳 파리에서도 상당했다.
“우와아아~!!”
“정윤아!!”
경기장이 떠나갈 것처럼 울려 퍼지기 시작한 이 함성과 환호성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번 월드컵을 위해 작곡한 노래, .
모두를 응원하고, 또 모두에게 힘을 불어넣고자 만든 곡이었다.
처음에는 느리게, 가늘게 시작했던 곡은 점점 빨라졌고, 후렴구에서는 수백 명의 댄서가 함께 나와 춤을 추는 등, 절로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마성의 곡이었다.
가사는 쉽고, 멜로디도 무척 중독성이 있어서 사람들은 벌써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두가 환호하며 정윤아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녀의 모습이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정윤아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아름다운 미소가 바라보는 이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정윤아의 목소리와 그녀의 미소가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세계인의 축제가 드디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