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48)
나는 귀족이다 1450화
[헬조선 편]
83장 듬직한 후손(8)
유령이 성불한 이후,유지웅은 삶 의 의욕을 잃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매일 밤 유령을 찾아 외나로도를 수색하던 것도 관 두었다.
방송도 무려 일주일씩이나 무단 결 방을 하는 등 정효주의 걱정을 사기 도 했다.
“지응아,어서 일어나. 이란 핵폭발 사태 대책 마련해야지. 다들 네가 나서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냥 이란 전쟁결의안 통과시키라 고 해. 그러기 전에는 답이 없어, 그 나라는.”
유지웅은 정효주의 재촉에도 이불 밖을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고개만 내민 채로 이불로 몸을 돌 돌 만 채,유지웅은 조그맣게 꿍얼 거렸다.
“종교가 정치를 앞서는 그런 나라 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겠다는 거야. 애초에 기대도 안 했어,뭐. 그 나 라는 답이 없어,답이.”
한창 한일대첩이 세계의 이목을 잡 아끌던 중,이란에는 원인불명의 핵 폭발이 일어났다.
핵탄두 관리 소홀인지,테러인지, 아니면 괴수의 습격인지는 아직 속 시원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다만 미국 첩보기관이 넌지시 알려 준 극비에 따르면,관리 소홀은 절 대 아닐 것이라고 한다.
한 차례 핵폭발을 맞이한 이후,이 란을 중심으로 중동은 큰 소란을 겪 고 있었다.
추가 핵폭발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이란 국민들이 국경지대로 몰리며 불법 출국을 시도했고,그것을 막기 위한 주변국들의 대응이 유혈 사태 를 낳기도 했다.
“알잖아? 어차피 한 번은 거쳐 가 야 할 성장통이야. 이란은 좋은 반 면교사가 되어줄 거야. 괴수 시대에 서 핵은 정말 불필요하다는 것을.” 본래 시대에도 핵무기는 존재했다. 하지만 핵의 보유 목적은 어디까지
나,레드 몹 등 감당할 수 없는 습 격 사태가 일어났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때문에 수량 자체도 적었고,그만 큼 괴수의 습격을 피해 철저하게 관 리되고 있었다.
오히려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나라 는 괴수를 유인하는 요소가 될까 두 려워해서, 미국 같은 나라에 핵탄두 를 무상으로 줘버리기도 했다.
“그래도 조율은 해야 할 거 아냐. 일어나. 출근해야지.”
“……알았어.”
마지못해 일어난 유지웅은 제니스
컴퍼니 본사로 출근했다.
본사에는 이미 미국, 중국,러시아 등 핵물질완전폐기 조약에 서명한 국가의 대표자들이 나와 있었다.
“그럼 이란은 아직도 괴수가 습격 을 한 건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 황이라는 건가요?”
“네,그렇습니다. 핵폭발이 휩쓸고 간 지라 이란 내부에서도 지금 제대 로 된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입 니다. 정부는 반쯤 통치력을 상실한 상태고요.”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영국.
이 다섯 국가만 해도 만만치 않은
국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끼리 서로 합의를 하라고 하면 시간을 까먹는 것은 순식간이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 까지 가세하면 제대로 된 결론을 내 릴 수가 없다.
때문에 다자조약을 처음으로 입안 한 유지웅의 중재 역할이 가장 중요 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답은 두 가지 로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봅니 다.”
유지웅은 평소보다 강경한 어조로
말을 하자,대표자들은 진중한 표정 으로 귀담아들었다.
“하나는 이란을 군사적으로 제재해 서 강제로 핵탄두를 압류하는 겁니 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금 이 대로 이란을 놔둬서 자멸하도록 기 다리는 겁니다. 아마 세계에 전달하 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겠죠. 무분별 한 핵 보유가 괴수 시대에서 어떤 비극을 야기하는지를 말입니다.”
“그럼 의장님은 괴수가 핵기지를 습격한 거라고 보십니까?”
“그거 말곤 사실 설명이 안 되지 않나요? 설마 이란이 핵탄두 관리 하나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엉망진 창인 국가는 아닐 거라고 믿어요.”
“만약 유엔에서 무력제재 결의안이 통과된다면,북한은 ‘고스트’를 이란 에 파견할 의사가 있습니다.”
고스트라는 말에 다들 흠칫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표자들은 고스 트,일본 열도를 공포에 떨게 한 특 수탱커 공작원의 정체가 유지응이라 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고스트가 얼마나 큰 활약을
했는지는 다들 들어 알고 있었다.
세간에는 고스트가 강한지 유지웅 이 강한지를 놓고 잡담 배틀마저 벌 어지고 있었으니까.
“고스트까지 파견해 주신단 말입니 까?”
“네,고스트를 파견하고 적절한 첩 보 지원을 해준다면 이란의 핵탄두 는 한 달도 안 돼서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만큼 고 스트가 지닌 침투공작 능력은 대단 하거든요.”
유지웅은 피식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 일본에서 고스트가 얼마나
큰 활약을 했는지는 다들 보셔서 알 거예요.”
“음,고스트라면……
“충분히 이란의 핵을 무장해제할 수도…!”
“중요한 건 국제사회의 결심이죠. 사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핵으로 인 한 괴수의 위협은 더욱 커지게 돼 요.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핵물질을 보유했다가는 정말 큰일 납니다.” 유지웅은 조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이미 괴수로 인한 핵폭발은 몇 달 도 안 되는 사이에 두 번이나 일어 났어요.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이란 제제결의안만 통과시켜 주시 죠. 그럼 북한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이보다 더 명쾌한 해답은 없어 보이는군요.”
그렇게 핵폐기 조약가입국들은 유 지응의 의사를 확인하고,그날 회의 를 마쳤다.
* * *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효주가 물 었다.
“정말 결의안이 통과될까?”
“그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 하니까.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돌아가겠다면야 나도 더 이상 어쩔 수 없지. 솔직히 이란이 더 큰 삽질을 하면서 반면교사가 되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거든.”
냉혹한 말이었지만 정효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유지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를 국제사회에 제시한 셈이니까.
“먼저 들어가. 난 군함도 좀 잠깐 들렀다가 갈게.”
“또? 알았어.”
유지응은 곧바로 제니스 컴퍼니 본 사 꼭대기에 있는 수직이착륙기를 타고,군함도로 향했다.
레펠을 타고 군함도 꼭대기에 내린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 보았다.
“블랭
「아무 결정 에너지 반응도 느껴지 지 않습니다. 지금 군함도는 완벽하 게 비었습니다.」
“……역시.”
유령이 사라지고,한 달 넘게 시간 이 흘렀다.
그동안 유지웅은 매일 밤마다 유령 을 찾아 헤떴지만, 끝내 유령은 모 습을 다시 보이지 않았다.
“정말 성불한 걸까?”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힘듭니 다. 결정 에너지가 인격을 정보화해 서 실체화시켰다면,개인적 욕망이 만족되었다고 해서 소멸한다는 개념 은 있을 수 없으니까요.」
“내 말이. 근데 효주나 박사님들이 나 죄다 성불했으니 이제 잊으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잖아.”
「유령이 사라질 당시의 상황을 보 면 성불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충분 합니다. 인간은 때론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사물을 해석하기도 하는 법이니까요.」
“오,로봇인 네가 그런 말 하니까 뭔가 있어 보인다.”
「전 로봇이 아닙니다. 규소기반 생명체입니다.」
쓸쓸함에 젖은 채 군함도 이곳저곳 을 거닐었다.
을씨년스러운 낡은 풍경을 바라보 고 있노라니,금방이라도 유령이 ‘로켓! 로켓!’ 하고 외치면서 튀어나
을 것만 같았다.
“쳇,유령 빨대도 하나 갖고 싶었 는데. 평생을 가져보지 못한 거라서 더 갖고 싶었는데.”
「예전부터 빨대를 자꾸 언급하시 는데,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 까?」
“나에게 있어 너 같은 존재. 범석 이나 최윤 소장,그런 사람들도 다 포함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입니다.」
“모르면 그냥 넘어가자.”
유지웅은 유령이 마지막으로 성불 한 장소에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시
간을 보냈다.
어느덧 날이 저물었고,하늘은 검 게 물들었다.
유지웅은 나로우주기지가 있는 방 향을 물끄러미 주시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저곳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을 보며 환호했 었는데.
지금은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
그때 였다.
“어,저게 뭐야?”
유지웅은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나로우주기지 쪽 방향에서 커다란
불꽃이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 발사를 한다고?”
r안전규정상 밤에는 로켓 발사를 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발사 일정에도 없습니다.」
유지웅은 급히 조철호 연구원장에 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건지 확 인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늘 로켓 발사 일정은 전혀 없습니다. 현장에 서도 아무 일 없었고요.」
“제가 지금 분명히 봤는데요?”
「네? 제가 지금까지 기지 발사장 에 나와 있었는데요? 만약 로켓 발 사가 있었다면 당연히 제가 먼저 봤 을 겁니다.」
“뭐라고요?”
분명히 로켓이 발사되었는데,발사 장에 있는 조철호 연구원장이 전혀 인지하지 못하다니?
유지웅은 황당해서 눈을 치켜떴다.
“뭐야,또잖아?”
놀라운 일이 거듭 벌어졌다. 또다 시 로켓이 하늘 높이 발사된 것이었 다. 유지웅은 다급히 외쳤다.
“원장님,지금 또 로켓이 발사됐는 데요? 제가 지금 군함도에 와 있어 요. 여기서 두 번이나 똑똑히 봤다 고요.”
「죄송합니다만,여기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같이 있습 니다.」
유지웅은 전화를 끊은 채 멍하니 응시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센터에서는 거듭해서 로켓이 솟구쳐 오르고 있 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가만,설마 조상님이?”
유지웅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로 켓 쇼를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군 함도에서 뛰어내렸다.
땅에 착지하자마자 놀람게도 솟구 쳐 오르던 로켓들이 사라져 버렸다. “영차!”
그는 얼른 군함도 위에 뛰어올랐 다. 그러자 놀랍게도 사라졌던 로켓 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몇 번을 더 반복한 끝에 그는 깨 달을 수 있었다.
“알았다! 저건 여기 군함도 꼭대기 에서만 보이는 환상이었어 r
유지웅은 기쁨에 차서 주먹을 불끈 쥔 채 외쳤다.
“조상님은 아직 성불하지 않으신 게 틀림없어!”
「나로우주센터를 조사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네 말이 맞아. 지금 바로 가자.”
유지웅은 곧바로 나로우주센터를 향해 내달리며,조철호에게 연락을 넣었다.
보안규정이 있지만,유지웅이라면 프리패스다.
조철호는 직원들을 데리고 급히 유
지응을 맞이하러 나왔다.
“발사장으로 안내해 주세요.”
“네? 아,알겠습니다.”
늦은 시간에 영문을 알 수 없는 방문이었지만,조철호는 두말하지 않고 유지웅의 요구에 협조했다.
유지웅의 블랭의 도움을 받아 발사 장 인근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 다.
「높은 결정 에너지가 감지되기 시 작했습니다.」
“이제야 감지된다고?”
「네, 아무래도 일정 범위 안에 들 어와야 감지가 가능한 것 같습니 다.J
“그래서 항공 스캔으로는 못 잡아 냈던 거구나.”
「12시 방향으로 이동해 주십시오. 반응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습니 다.」
“좋아,알았어.”
유지웅은 블리츠랭크의 지시를 따 라 세심하게 움직였다.
「반응이 매우 강렬합니다. 주변을 잘 살펴보십시오. 무언가 특이한 게 있을 겁니다.」
유지웅은 매의 눈으로 주변을 살피 다가,불현듯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 다.
그것은 폐기물처럼 한쪽 구석에 방 치돼 있었다.
블리츠랭크가 굳이 설명해 주지 않 아도,막대한 에너지 반응이 거기서 흘러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게…… 조상님이라고? 설마,아 니겠지……
「퍼플 결정체 급 에너지가 감지되 고 있습니다. 고유패턴 반응이 99.9% 일치합니다. 사실상 동일 존 재입니다.」
“말도 안 돼.”
그것은 길이 1미터 가량 되는,버 려진 모형 로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