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er’s Wise Revenge RAW novel - Chapter (197)
197화
“[대체 어떤 새끼냐.]”
마티스는 뒤돌아보고 있는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상대는 움직이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아무래도 저 녀석, 겁에 질려 얼어붙은 듯합니다. 당장 제거하시지요.]”
옆에 있던 부하가 마티스를 재촉했다.
“[건방진 새끼 같으니라고…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마티스의 손에서 다시 한번 검은 기운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바로 상대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상대는 피할 생각조차 없는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렇게 마티스의 검은 기운은 상대를 완전히 덮쳐 버렸다.
“[크하하하!!]”
그 모습에 마티스는 사악한 웃음을 내뱉으며 기뻐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표정이 어두워졌다.
“[뭐야….]”
상대를 덮쳤던 검은 기운이 사라지고, 바닥에는 산산이 조각난 얼음덩어리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쯤,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동시에 뜨거운 열기까지 온몸으로 전달됐다.
“[설마…!]”
마티스는 화들짝 놀라며 당장 뒤돌았다.
하지만 이미 일을 벌어진 뒤였다.
자신의 마력이 가득 담긴 유리관과 각종 기계 장치들을 향해, 여러 개의 화염 덩어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화륵-.
그리고는 이내 모든 것을 불태워버렸다.
유리관에 있던 마티스의 마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다.
“[X발.]”
마티스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로봇 생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마력 주입 장치들이 형체도 남지 않은 채 완전히 박살 났기 때문이다.
마티스는 곧바로 화염 덩어리가 날아온 방향을 바라봤다.
그곳엔 누군가 당당히 서 있었다.
그리고 상대로 마티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쯧쯧. 멍청하긴.]”
“[잠깐….]”
마티스는 이제야 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이강우… 너 이 새끼….]”
“[내가 만들어놓은 얼음 분신에 잘도 속아 넘어가더군. 이래서 사람은 멍청하면 안 된다니까.]”
“[…뭐?]”
마티스는 강우의 도발성 발언에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당황한 기색까지 그대로 전해졌다.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의 등장과 동시에 완전히 허를 찔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난 임무를 완수했으니, 이만 가보도록 하지.]”
강우는 마치 약이라도 올리는 듯 곧장 현장을 벗어나려 했다.
“[이런 X친 새끼를 봤나….]”
마티스는 곧바로 검은 기운을 끌어모았다.
강우는 그 모습을 확인하더니, 마티스의 바로 앞에 커다란 얼음 장벽을 만들었다.
“[이깟 얼음덩어리로 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냐!]”
마티스는 끌어모았던 검은 기운으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얼음 장벽을 산산조각 냈다.
“[…….]”
하지만 이미 강우는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상태였다.
“[빌어먹을 새끼가….]”
마티스의 눈동자가 순간 검은색으로 변했다.
이것은 다시 한번 흑화 상태가 됐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 진정하십시오! 여기서 더 흥분하셨다가는 지하 기지까지….]”
“[닥쳐! 난 저 새끼만 죽일 수 있다면 그딴 건 아무런 상관없어!]”
“[그래도… 커, 커흑!]”
부하가 또다시 말을 내뱉으려던 그때, 갑자기 공중으로 띄워졌다.
“[내가 분명 닥치라고 했지?]”
“[사, 살려… 윽!]”
부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숨을 거뒀다.
그리고 마티스는 곧바로 자신의 몸에서 검은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강우를 잡아 죽이겠다는 분노가 이성을 갉아먹었다.
“[두고 봐라… 이강우.]”
* * *
‘우선 1차 목적은 달성했군.’
강우는 곧장 출구로 향했다.
원래라면 마티스가 51구역을 떠나면 그때 작전을 시작하려 했지만, 이미 정체를 들킨 이상 물러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작전만 수행하고 마티스와의 전면전을 피한 이유는 이 미로 같은 지하 기지에서 전투를 벌였다가는 둘 다 무사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더 있었다.
연구 일지에서 봤던 내용처럼 불량품 로봇에서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 말은 즉,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랬기에 목적을 달성한 이상, 더는 지하 기지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빨리 빠져나가자.’
강우는 원래의 목적이었던 마티스 유인 작전을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먼저였다.
그러던 사이, 기지 내부에 갑자기 자욱한 안개가 깔리기 시작했다.
‘시작했군.’
강우는 이것이 마티스가 자신을 추적하기 위해 깔아놓은 검은 기운이라는 걸 눈치챘다.
검은 기운은 어느덧 강우의 움직임을 따라잡더니 발목 위로 휘감기려 했다.
하지만 강우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리 없었다.
화륵-.
곧바로 발밑에 화염 장판을 깔아 검은 기운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검은 기운은 서서히 강우의 발에서부터 멀어져 갔다.
다만 강우의 위치는 이미 노출된 듯했다.
마티스에게서 느껴지던 마력이 멀어지기는커녕 계속 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그에 강우가 미리 준비해놓은 선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통로 중간중간에 쌓여 있던 불량품 로봇 더미에 화염 지뢰를 심어놓고 온 것이다.
강우는 곧바로 가장 멀리 심어뒀던 화염 지뢰부터 터트렸다.
콰앙-!
뒤쪽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오며, 통로를 통해 순간 강력한 바람이 불어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줄곧 열심히 따라오던 마티스의 검은 기운이 잠시 멈칫했다는 것이다.
강우의 선물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말과도 같았다.
강우는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서 지하 기지를 빠져나갈 계획이었다.
잠시 후.
어느덧 강우는 바깥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바깥의 상황도 좋지 않은 건 매한가지였다.
지금껏 생산된 수많은 로봇들이 주위를 포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마티스가 자신을 잡기 위해 배치해둔 것으로 보였다.
지잉-.
로봇들은 마치 싱크로나이즈라도 하듯, 동시에 같은 동작으로 움직였다.
그리더니 곧바로 강우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우는 로봇들을 하나하나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이미 지하 기지가 무너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에 강우는 빙결 능력을 발현시켰다.
그러자 강우의 왼팔에서 파생되어 나온 파란 기운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던 로봇들에게 전이됐다.
연이어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로봇들이 한순간에 일제히 얼어붙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강우는 곧바로 리안을 불러냈다.
그리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51구역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곳곳에서 흙먼지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이것 또한 지하 기지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증거 중 하나였다.
‘곧 주저앉겠군.’
이제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바닥이 심하게 흔들리기까지 했다.
그러더니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마티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강우가 준비했던 선물이 꽤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강우는 알고 있었다.
이 정도로 절대 마티스가 죽지는 않을 거라는 걸 말이다.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
그렇게 일정 시간이 지났다.
어느새 51구역의 지하 기지가 있던 자리는 움푹 패어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움푹 패인 바닥에 구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역시.’
드디어 마티스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어느새 등 뒤에는 양쪽으로 활짝 펼쳐진 검은 날개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높이 날아오르더니 강우와 눈높이를 맞췄다.
“[이 새끼… 감히 내가 세워놓은 계획을 잘도….]”
마티스는 강우를 경멸할 듯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또한, 온몸에 작은 상처들이 있는 걸 보니 지하 기지를 빠져나오면서 꽤 고생한 듯 보였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강우는 곧바로 마티스 유인 작전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그래야 미국 탈환 작전을 진행하는 다른 팀에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이수호에게 미국 탈환 작전에 대한 진척도를 전해 들은 상태였다.
현재 미국 본토의 3분의 1 이상을 탈환했고 뉴욕으로 가는 길도 조만간 뚫릴 것이라 말했다.
그렇다는 건 이제 강우는 시간만 잘 끌어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마티스가 순순히 따라와 줄 것 같지는 않았다.
“[이 자리에서 너의 뼈를 함께 묻어주마!]”
이미 폭주를 넘어 광기 어린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마티스가 다시 한번 검은 기운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강우는 앞서 여러 번 말했듯, 지금 마티스와 싸울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무조건 최종 던전으로 끌어들인 뒤, 그를 끝까지 써먹고 그때 복수해줄 생각이었다.
전생에 자신이 당했던 바로 그것과 똑같이 말이다.
그에 강우는 리안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방향을 뒤로 틀고 전속력으로 날기 시작했다.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러자 마티스도 그 뒤를 따랐다.
‘멍청하긴.’
이로써 마티스는 다시 한번 강우의 쳐놓은 덫에 걸려들었다.
* * *
며칠 뒤.
전 세계의 관심은 온통 미국에 쏠려 있었다.
마티스에게 빼앗긴 미국을 탈환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뉴욕 사태까지 마무리 짓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슬슬 마무리될 때가 됐는데….’
강우는 마티스를 적당히 상대해주며, 아직도 그를 끌고 다니고 있었다.
다행히도 리안의 속도가 워낙 빨라서 마티스가 잘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스마트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이수호였다.
강우는 이어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수호야, 무슨 일이야?”
“그래?”
순간 강우의 표정이 밝아졌다.
최종 던전으로 향할 순간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뜻했기 때문이다.
“아냐, 그럴 필요 없어. 그러니 뉴욕 북동쪽 지역에서 대기해줘. 내가 연락하기 전까지.”
이수호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곧바로 비석에 모든 보석을 박을 생각이야.”
“괜찮아. 그러니 날 믿고 대기해줘.”
이수호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까지나 비석에 모든 보석을 박아넣으면, 뉴욕 사태가 끝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끝까지 마티스를 상대하지 않고 보석부터 박아 넣으려 하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강우는 최종 던전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또한 모든 보석을 비석에 박는 순간, 곳곳에 퍼져있던 몬스터들이 전부 사라진다는 것도 말이다.
그랬기에 뉴욕 내부까지 정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이었다.
그렇게 최종 던전을 먼저 연 뒤에 그때 최정예 팀을 불러들일 생각이었다.
물론 마티스까지 던전 안으로 끌어들인 뒤 말이다.
‘진짜 시작이군.’
이제 강우의 목적지는 뉴욕이다.
때마침 뉴욕과 가까운 필라델피아 쪽에 있어서 그곳까지 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