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er’s Wise Revenge RAW novel - Chapter (198)
198화
강우는 드디어 뉴욕 인근에 도착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한껏 성난 몬스터들이 곳곳에서 날뛰고 있었다.
여섯 번째 S+등급 던전이 공략되고 몬스터들의 힘은 더욱 강력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일일이 이들을 상대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비석에 보석을 끼워 넣는 순간, 모든 몬스터가 사라지고 전 세계에 발생하는 던전도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끝난 건 아니다.
이후에 나타날 최종 던전을 끝내 토벌해내지 못하면 지구에 종말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우선 현 상황을 막아냄과 동시에 최종 던전까지 토벌하고 세상을 구해내야 했다.
상공에 있던 강우가 잠시 뉴욕을 내려다보고 있던 그때, 뒤에서 마티스가 무서운 속도로 따라왔다.
하지만 강우는 이제부터 리안을 타고 다닐 생각이 없었다.
비석에 보석을 끼워 넣기 전에 먼저 마티스를 따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공중을 통해 대놓고 가는 것보다는, 투명 망토를 사용해 시가지로 비석까지 접근할 생각이었다.
강우는 곧바로 인근 빌딩 옥상에 안착했다.
마티스도 그 모습을 확인하고 같은 방향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빨리 움직여야겠군.’
강우는 리안을 즉시 불러들이고 옥상 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티스의 시야에서 벗어난 틈을 타, 재빨리 투명 망토를 뒤집어썼다.
쾅-!
그렇게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는 순간, 마티스가 옥상 문을 발로 찼다.
“[이 새끼… 대체 어디에 숨은 거야!]”
마티스는 약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다.
며칠 동안 강우에게 농락당하며 계속 놀아나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잡아내려고 의지를 불태웠다.
마티스는 곧바로 검은 기운을 폭발시킨 뒤, 빌딩 전체를 한순간에 휘감았다.
이렇게 된 이상, 건물을 통째로 날려버리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강우는 이미 빌딩을 빠져나간 뒤였다.
마티스가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찰나에 강우는 반대로 다시 빠져나간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옆 건물 옥상으로 이동했다.
‘멍청하긴.’
마티스는 이번에도 강우에게 제대로 농락당했다.
강우는 그런 마티스를 뒤로하고 자신은 곧장 비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었다.
* * *
강우는 어느새 비석 바로 앞에 도착해 있었다.
비석에서 왠지 모를 웅장함까지 느껴졌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비석 주변의 포탈에서는 엄청난 수의 몬스터가 쉴 새 없이 밖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다행히도 강우는 투명 망토의 도움으로 별도의 어그로는 끌리지 않았다.
그에 강우는 곧바로 비석의 홈이 있는 부분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몬스터의 행동반경에서 살짝 벗어난 쪽이었기에 더는 투명 망토를 쓰지 않아도 됐다.
‘그렇다면 슬슬….’
강우는 투명 망토를 벗어 버리고 축소 가방 안에 넣어둔 보석을 전부 꺼냈다.
보석의 개수는 총 5개였다.
이미 빨간 보석은 비석에 끼워져 있었기에 나머지 5개만 끼워 넣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분노에 가득 찬 마티스의 어두운 기운들이 뉴욕 하늘을 완전히 뒤덮은 것이었다.
강우는 여기서 더는 시간을 지체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나머지 5개의 보석을 각각 색깔에 맞는 홈에 끼워 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지막 보석이 끼워지는 순간, 갑자기 비석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강우는 뒤쪽으로 물러난 뒤, 그 상황을 지그시 바라봤다.
‘드디어….’
강우는 전생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다.
어찌 됐든 자신에게 지구의 종말을 막아낼 두 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뭉클함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한편에는 강한 분노까지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마티스에게 배신당했던 기억 또한,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다.
강우는 순간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복수를 마무리할 때가 다가왔다.
콰직-.
그러던 그때였다.
심하게 흔들리던 비석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동시에 주변에서 몬스터를 생성해내던 포탈이 전부 사라졌다.
강우의 표정은 어느새 진지하게 바뀌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 위를 바라봤다.
하늘을 가득 메운 마티스의 어두운 기운을 뚫고 여러 개의 빛줄기가 지면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비석이 산산조각이 난 자리 위에 그대로 내려앉았다.
눈앞에 나타난 여러 개의 빛줄기는 지금껏 토벌했던 S+등급 던전에서 발생했던 것들이었다.
비석에 각각의 보석을 끼워 넣음으로써 그 빛줄기들이 이제야 한곳으로 모인 것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신기한 현상이 발생했다.
6개의 빛줄기가 서로 간격을 두고 벌어지더니, 그 사이에서 게이트가 나타났다.
그때 강우의 시야에 이곳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마티스가 들어왔다.
뉴욕 상공에 의문의 빛줄기가 발생했으니, 그가 오는 것은 당연했다.
강우는 일부러 조금 더 기다렸다.
마티스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직접 들어가는 모습까지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티스가 거의 접근했을 때쯤, 강우는 망설임 없이 최종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털썩-.
연이어 마티스도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이게 뭐야….]”
마티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 게이트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설마 이강우가 모든 보석을 가지고 연 건가….]”
현재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당혹감은 사라지고 얼굴에 미소가 띠었다.
“[잠깐만, 그렇다는 건 아직 내게도 기회가 남았다는 말이잖아? 크하하하!]”
마티스는 사악한 웃음을 내뱉으며, 강우의 뒤를 따라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 * *
최종 던전.
강우가 아는 이름은 이것뿐이다.
이 던전이 지구를 종말에서 구해낼 최종 던전이라는 증거는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알 수 있었다.
게이트를 넘자마자, 바닥에 떨어져 있는 편지에 그 내용이 상세히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발신자 같은 건 그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강우는 전생에도 이 편지를 읽고, 깊은 생각에 빠졌었다.
과연 이 편지를 남긴 사람의 정체가 누구일지 말이다.
당장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일단 편지를 고이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앞쪽을 살폈다.
드넓은 공간에 두 개의 갈림길이 눈에 들어왔다.
강우는 그중에서 왼쪽 갈림길 앞으로 갔다.
곧바로 빙결 능력을 사용하더니, 조금의 빈틈도 없도록 통로를 얼음 장벽으로 막아버렸다.
그리고 마침 누군가 던전에 들어온 인기척이 느껴졌다.
곧바로 뒤돌아 살펴보니 마티스였다.
‘역시 들어왔군.’
강우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마티스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강우를 찾는 듯했다.
그에 강우는 마티스의 정면으로 이동했다.
“[너, 이 자식… 용케 보석을 모두 가지고 있었나 본데?]”
마티스가 곧바로 말을 걸어왔다.
“[물론이지. 네가 헛걸음했던 북한의 백두산 던전과 소말리아 던전까지 전부 내가 토벌했다.]”
“[…X발.]”
마티스는 순간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게 전부 네 놈이 벌인 짓이었다니….]”
“[왜? 이제 와서 아쉽기라도 한 거야?]”
“[뭐? 아쉽냐고?]”
순간 마티스의 표정이 싸해졌다.
“[그럴 리가 있나. 난 오히려 너에게 고마운걸? 나 대신 모든 보석을 모아줬으니 말이야.]”
“[좋을 대로 생각해. 착각은 자유니까.]”
“[그래그래, 뭐… 너도 좋을 대로 생각하라고. 난 이렇게 된 이상 널 여기서 죽여 버리고, 이 던전까지 토벌한 뒤에 잃어버린 나의 명성을 다시 되찾으면 그만이니까. 크흐흐….]”
마티스는 음흉한 표정을 지은 채로 강우를 주시했다.
‘예상대로군.’
강우가 생각했던 것과 토시 하나 다르지 않게 마티스가 행동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올지 이미 예상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던전에서 마티스를 이용하기에 더욱 편해졌다는 말과도 같았다.
“[근데 말이야… 나는 뭐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
“[풉. 그래봤자 넌 독 안에 든 쥐일 뿐이야. 마음대로 해보라고.]”
마티스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그에 강우는 막아놨던 왼쪽의 갈림길은 무시하고 오른쪽 갈림길로 뛰기 시작했다.
“[쯧쯧. 이번에도 도망칠 생각인가 보군. 그래, 어디 끝까지 도망쳐봐라!]”
마티스도 곧장 강우의 뒤를 쫓아갔다.
강우가 두 개의 갈림길 중에서 굳이 오른쪽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오른쪽이 보스에게 향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만큼 몬스터가 강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 반대인 왼쪽은 빙빙 돌아서 보스에게 가야 했지만, 몬스터들이 비교적 약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즉, 시간과 몬스터의 강력함이 반비례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어디로 가든 큰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두 곳 모두 가야 했으니까.
각각의 갈림길에 있는 중간 보스를 잡아야, 비로소 최종 보스가 있는 방의 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왼쪽 갈림길은 최정예 팀이 들어오면 그들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시간은 다소 오래 걸리겠지만, 팀원들의 안전을 고려한 선택이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강우는 마티스가 던전에 들어오기 전, 미리 얼음 장벽을 세워 왼쪽을 완전히 막아 놓은 것이었다.
* * *
약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미국 탈환 작전을 벌이던 팀들은 임무 수행을 마치고 전부 뉴욕 북동쪽 지역에 모였다.
이곳은 이미 이수호 팀이 대기하는 중이었다.
“형, 아직도 연락 없어요?”
임해성이 이수호에게 물었다.
“응…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연락이 없네.”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 아니면 우리가 지금 당장 저곳에 들어가 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임해성은 여섯 개의 빛줄기가 내려오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몬스터가 완전히 사라지고 조사를 벌인 결과, 새로운 게이트가 생긴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저곳에 강우가 들어갔을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우에게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움직일 수 없었다.
강우가 이수호에게 단단히 부탁해뒀기 때문이다.
“아냐. 분명히 연락 주면 그때 움직이라고 했어.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이수호는 강우를 믿었다.
꼭 연락을 줄 거라는 걸 말이다.
“하… 대체 언제까지….”
하지만 임해성은 답답할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불안감이 커지는 건 당연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전긍긍 강우의 연락만 기다리던 그때.
우웅-.
마침 이수호의 스마트폰에 진동이 올렸다.
“어?!”
발신자는 강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