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er’s Wise Revenge RAW novel - Chapter (200)
200화(완결)
다시 3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흐어억… 흐어억….]”
마티스는 전력을 다해 힘겹게 버텨내고 있었다.
최종 던전을 지키고 있는 보스인 만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도 마티스는 이곳에 오기 전, 흑마법 4단계 개화에 유례없는 흑화까지 한 상태.
보스의 머리통 두 개를 날렸지만, 슬슬 한계가 찾아오고 있었다.
‘제법이군.’
강우가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큰 수확이었다.
그렇게 다시 2일이 흘렀다.
타임 어택의 진행도를 확인해 보니, 어느덧 70%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무엇보다 마티스의 몸은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너덜거렸다.
“[이런 X발….]”
거의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슬슬 내가 나서야 할 때군.’
모든 상황을 빠짐없이 지켜보던 강우가 움직일 채비를 했다.
타임 어택 진행 상태가 30%가량 남은 상태에서 이제 나서지 않으면, 멸망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보스부터 처리하고 마티스에게 복수해도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때.
“[제… 제발… 누구라도 있다면… 나 좀… 사, 살려 줘….]”
갑자기 마티스가 예상치도 말을 꺼냈다.
강우는 그 행동이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전생이든 현재든 그의 입에서 도와달라는 말이 나올 줄은 상상조차 못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우는 상황이 이렇게 된 거, 계획을 살짝 변경하기로 했다.
타닷-.
곧바로 마티스가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어?]”
마티스는 강우를 발견하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우로 인해 이곳에 들어왔지만, 이제껏 존재를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관계가 어떻든, 일단 분노보다는 반가움이 더 큰 듯 보였다.
자신을 구해줄 유일한 사람이 나타났으니까.
“[너, 너…!]”
마티스는 순간 긴장이 풀렸는지, 바닥에 완전히 주저앉았다.
크아아악!
그 사이 보스가 마티스를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강우는 마티스의 주위에 단단한 얼음 장벽을 세웠다.
무슨 계획인지는 모르겠으나, 우선 그를 도와주기로 했다.
톼앙-!
드래곤의 후려치기 공격이 얼음 장벽에 완전히 가로막혔다.
힘이 얼마나 강하면 그 충격파가 피부에 느껴질 정도였다.
“[저, 정말… 고마워….]”
마티스의 입에서 이제는 고맙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 잘난 마티스가….’
강우는 이 상황이 점점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일단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이곳을 주시하는 보스를 향해 몸을 돌렸다.
우선 이 녀석부터 처리한 뒤에 다음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었다.
* * *
하루… 아니,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털썩-.
강우는 최종 드래곤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그렇게 강했었는데….’
절대 녀석이 약한 게 아니었다.
강우가 그만큼 강해진 것뿐이었다.
마티스에게 복수한다는 일념 하나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엄청난 성장을 이룬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본론이었다.
세상을 구해냈으니, 남은 할 일을 해야 할 때였다.
강우는 마티스의 주변에 만들어뒀던 얼음 장벽들을 치웠다.
그러자 마티스가 제자리에 서 있었다.
부상이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아까와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다.
강우는 그런 마티스를 노려봤다.
그러자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다 잡아놓은 것을 잡은 주제에 생색낼 생각은 하지도 마.]”
아무래도 억울한 면이 있는 듯했다.
“[물에 빠진 놈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군. 그러면서 그렇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어?]”
“[…….]”
마티스는 두 주먹을 꽉 쥐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에 강우가 다시 말했다.
“[그래도 네가 활약해준 덕분에 쉽게 처리할 순 있었어.]”
“[…뭐?]”
갑자기 달라진 강우의 태도에 마티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너… 대체 무슨 꿍꿍이야?]”
“[꿍꿍이라니. 이제 다 끝난 마당에 잘잘못 따질 필요가 있을까?]”
강우의 말을 듣는 순간, 마티스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강우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내색하진 않았다.
“[앞으로 쥐 죽은 듯 살아라. 그땐 진짜 가만히 있지 않는다.]”
“[자, 잠깐!]”
뒤돌아 가려던 강우를 마티스가 불러세웠다.
“[아직 용건이 남았어?]”
“[아니, 다름이 아니라 나도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인사라….]”
이번엔 강우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우리가 서로 싸우긴 했지만, 마지막에 도움받은 것도 있고 악수 나 한 번 하는 건 어때? 그 이후로는 널 귀찮게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러지, 뭐.]”
강우는 아무렇지 않게 마티스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마티스도 강우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럼….]”
강우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연이어 마티스도 손을 내밀었다.
서로 손을 잡은 채, 흔들려던 순간.
“[멍청한 자식.]”
마티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돌변했다.
그러더니 반대쪽 손에서 무언가를 급히 꺼냈다.
그 손에는 짧은 단검이 들려있었다.
단검의 날에는 강력한 흑마법이 걸린 상태였다.
“[당장 죽어 버려라!]”
마티스는 강우와 잡고 있던 손을 자신의 방향으로 끌어당긴 뒤, 곧바로 심장에 단검을 찔러 넣었다.
“[크하하하하!! 영웅은 나 하나로 충분하다!!]”
마티스는 기습에 성공했다는 듯 기뻐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뛰어난 각성자라 한들, 심장에 흑마법이 스며들면 바로 즉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강우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있었다.
“[내가 생각한 그대로라 정말 기쁘다.]”
“[뭐, 뭐야….]”
마티스는 당황한 얼굴로 자신의 단검을 내려다봤다.
화륵-.
신기하게도 단검을 찔러넣은 심장 부위가 동그랗게 구멍이 뚫린 채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강우의 신체 일부분이 불로 변한 것이었다.
“[이런… X발.]”
마티스의 낯빛이 순간 어둡게 변했다.
지금껏 수많은 발화능력자를 봐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참, 뻔하다. 뻔해. 쯧쯧.]”
퍽!
강우는 곧바로 마티스를 발로 차버렸다.
그러자 한참을 밀려 나간 뒤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으윽….]”
마티스도 신체 일부를 암흑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강우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너 이 새끼… 대체….]”
“[멍청하긴.]”
그 비밀은 빛 속성 드래곤의 비늘에 있었다.
암흑 속성 드래곤을 상대할 때 입었던 빛 슈트와 비슷한 원리였다.
이 역시도 우수한 연구원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왜? 억울해?]”
강우는 어느새 쓰러진 마티스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
“[X발… 내가 지금 마력만 충분했어도….]”
“[그렇단 말이지?]”
강우는 마티스의 말을 듣고 축소 가방에서 무언가 꺼냈다.
그리고 마티스 앞에 그것을 던졌다.
“[이거 뭐냐?]”
마티스의 시선이 집중됐다.
“[마셔. 내가 상대해줄 테니까.]”
“[잠깐… 이거….]”
마티스는 이제야 알아봤다.
강우가 준 것이 마력 회복 포션이라는 걸 말이다.
마티스는 허겁지겁 마시더니,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 이거 장난 아닌데?]”
최종 드래곤을 상대하며 소비했던 마력이 고작 포션 하나로 완전히 회복했다.
강우가 마티스에게 마력 회복 포션을 건넨 이유는 하나였다.
그전에 이미 마티스를 기습했어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무엇보다 똑같은 놈이 되긴 싫었다.
그래서 정정당당히 힘으로 짓눌러주고 싶었다.
그게 마티스에게는 더 비참한 순간일 테니까.
하지만 마티스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기뻐할 뿐이었다.
“[이 새끼… 넌 진짜 후회할 것이다. 크흐흐….]”
마티스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더니 주변을 어둠으로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잠시 후.
보스 방은 어느새 강우와 마티스의 대결 장소로 변했다.
“[너의 발화 능력과 빙결 능력에 대해선 이미 파악을 완료해뒀다.]”
마티스는 강우를 상대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온 듯했다.
하지만 강우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마력은 마티스를 앞지른 지 오래였다.
물론 마티스는 그 사실을 몰랐지만 말이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마티스는 검은 기운을 사방으로 퍼트렸다.
그러자 검은 기운들이 흉측한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즉, 추종자들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강우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
오른팔과 왼팔에서 각각 빨간 기운과 파란 기운을 생성해내더니, 자신을 따를 하수인들을 만들어냈다.
“[녀석… 제법이군. 가랏!]”
마티스가 어둠의 추종자들을 강우를 향해 돌진시켰다.
그러자 강우도 기다렸다는 듯, 하수인들을 전방에 배치했다.
그렇게 둘의 마지막 전투는 시작되었다.
* * *
몇 시간 뒤.
“[흐윽….]”
마티스의 주변에 있던 검은 기운들이 점점 흐릿해져 갔다.
하지만 강우는 아무렇지 않았다.
“[벌써 지친 거야? 이거 실망인데?]”
“[뭐, 이 새끼야?]”
“[랭킹 1위가 이렇게 약할 줄이야… 쯧쯧.]”
강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런 X발.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잘못됐어… 내가 이렇게까지 밀릴 이유가 없는데….]”
마티스는 믿기지 않았다.
지금껏 자신을 이렇게까지 밀어붙인 각성자는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롯이 자신의 발아래에만 있을 뿐이었다.
그때 강우가 빙결 능력으로 커다란 얼음 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마티스의 뒤에서 덮쳤다.
“[이, 이거 안 놔?!]”
마티스는 아무런 대처도 못 하고 그대로 잡혀버렸다.
“[그만 꾸물대고 얼른 너의 본모습을 보여주지 그래?]”
“[X발….]”
강우는 알고 있었다.
아직 마티스가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걸 말이다.
다만,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했기에 극한의 궁지에 몰리지 않는 이상 꺼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랬기에 강우가 계속 자극을 주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그 모습이 나오려 했다.
갑자기 마티스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러더니 인간의 모습이 사라지고 어느새 악마의 형태로 변해 있었다.
“[어차피… 지금 여기서 널 쓰러트리지 못하면… 나에게도 미래란 없지. 전력을 다해 상대해주마….]”
“[그래, 진작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강우도 양손에 발화 능력과 빙결 능력을 한 번에 발현시켰다.
그러자 몸통의 반은 화염, 다른 한쪽은 완전히 얼음으로 뒤덮였다.
그렇게 서로가 모습을 완전히 달리하고 다시 마주 섰다.
“[너의 하찮은 능력에 비해 흑마법이 얼마나 대단한지, 똑똑히 알려주마!]”
마티스는 자신의 마력을 전부 끌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바닥이 심하게 흔들리며 요동쳤다.
강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양손을 가운데로 모은 채로 마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능력 융합.
강우는 발화 능력과 빙결 능력을 합쳐서 마티스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려줄 생각이었다.
마티스의 흑마법을 완전히 소멸시키기 위해선 이 방법이 가장 적격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쪽 공간은 검은색, 다른 한쪽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합쳐진 채로 분리됐다.
그리고 둘은 전력을 다해 격돌했다.
* * *
파사사-.
엄청난 충돌이 있고 난 뒤, 주변은 조용해졌다.
그리고 마티스는 어느새 바닥에 쓰러진 채로 있었다.
그 앞에는 강우가 서 있었다.
“[크흡…!]”
마티스는 사정없이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향해 강우가 말했다.
“[너에게 피해받은 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도록 하지. 어때?]”
“[이런 X친 새끼를 봤나….]”
“[쯧쯧. 역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만.]”
강우는 곧바로 가방 안에서 단검을 꺼냈다.
단검은 하얀빛을 내며 밝게 빛나고 있었다.
이것 또한 빛 속성 드래곤의 비늘을 이용해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티스의 심장에 찔러넣었다.
“[커흑!]”
마티스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그래도 숨을 거뒀다.
그와 동시에 몸 안에서 검은 기운들이 빠져나와 주변으로 흩어졌다.
이것이 마티스의 최후였다.
“드디어 끝났군.”
길고도 길었던 복수가 비로소 끝이 났다.
뭔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어찌 됐든 세상을 구해냈으니 그걸로 만족하려 했다.
“저쪽이다!”
“무사하셨군요!”
그때 보스 방 안으로 최정예 팀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타이밍 하나는 딱맞았다.
“허어… 이럴 수가….”
그리고 이내 뒤쪽에 죽어있는 보스 몬스터와 마티스를 확인하고 입이 떡 벌어졌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드디어 평화가 찾아온 거야!”
다들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때 이수호가 팀원들 사이를 비집고 앞을 나왔다.
그 뒤로 임해성과 한솔이도 함께 있었다.
“강우야, 고생 많았다.”
“너희들도 정말 고생 많았어.”
“그럼 이제 다 끝난 건가?”
“그래. 다 끝났어….”
순간 강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삼촌 울지마… 그럼 나도 울고 싶잖아….”
한솔이가 강우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이수호와 임해성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다들 기쁨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그럼 우리 이제 나갈까?”
“그러자.”
강우는 손매로 눈물을 훔치며 출구를 지그시 바라봤다.
‘드디어….’
전생에는 나가지 못했던 바로 그 출구.
강우는 성큼성큼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이내 밖으로 나갔다.
가장 먼저 따사로운 햇살이 강우의 얼굴에 비춰왔다.
그에 강우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그래, 이 맛이지.”
바깥 공기가 이렇게 좋을 수 없었다.
찰칵- 찰칵-.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주변에는 이미 수많은 기자가 깔려 있었다.
거기에 일반 시민들까지.
이들은 함께 소리를 내지르며 최정예 팀을 향해 연신 환호성을 보내왔다.
강우는 여기서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지구에 평화가 찾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평화가 이렇게까지 달콤할 수 없다는 걸 말이다.